을지로가 힙지로니 뭐니 난리니까.
근데 왠지 그 난리가 나면,
다들 가니까-하고
안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래서 그런 심보로
힙지로라는 명성이 생긴 뒤에는
한 번도 을지로를 간 적이 없었다.
근데 최근에 우리 라라친구들 만나면서
예리미가 을지로 가고 싶다고 해서
"구래? 가자!"
신념 그까짓꺼 없다.
우리가 간 음식점은 두 군데.
을지로미팅룸과 을지맥옥.
처음에는 을지다락을 가려고 했다.
한참을 헤맸다...
을지로는 그렇게 간판을 안 해놓는다고,
그 근처 맛집 가면
다들 핸드폰 들고 서성이고 있다고,
들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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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죠의 일지 생각이 나서 너무 웃겼다.
가는데 어떤 아저씨들이 자꾸
"저기야, 저기." 하고
무심하게 지나가신다.
하지만 을지로를 잘 모르는 우리는
이상한 아저씬 줄 알고 무시했는데,
결국 우리가 가려던 을지다락을
가르쳐 주신 것이었다.ㅎㅎㅎ

을지다락은 40분 기다리래서
배고픈 우리는 절대 기다리지 않고,
다른 식당을 찾아 떠났다.
을지로미팅룸!
여기는 1층에는 사람이 많아서
2층으로 올라갔는데
우리가 2층 첫 손님이었다ㅎㅎㅎ
을지로미팅룸
★★★★☆ · 음식점 · 을지로3가 을지로12길 19
www.google.com
여기는 그래도 을지다락 한 번 찾아봤다고!
나름 빨리 찾아서 갔다.

메뉴판에 보이는 메뉴
위에서 세개 쭈르륵 시켰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가격은 비쌌다. 나한텐 너무 비싸..
생각보다 맛있었다.
기대를 너무 안 해서 그런가.
구름파스타(19000)
로제파스타(19000)
떡볶이(12000)
아니 근데 양심적으로
너무 비싸지 않냐.
저 돈 주고 먹을 맛은 아니었으나
힙지로여서 그러려니 했다..
임대료 비싸서 그러겠지, 하고.
그 다음 우리가 간 곳.
을지맥옥
★★★★☆ · 가스트로펍 · 을지로3가 수표로 48-16
www.google.com
여기서 궁극의^^맛^^이라고
적힌 피자와 맥주를 먹었는데.
별로였다.
위에 토핑도 별로고 도우도 별로고.
맥주도 썩..그냥 그렇고.
역시 힙지로답게 비싸다.
근데 우리 여기서 4시간 넘게 있었던 것 같다.
자리 값 뽕 빼고 나와서 덜 아깝긴 하다.


비추.. 맛없다.
궁극의 맛은 개뿔.
여기 금방 망한다!!
근데 사람은 많았다.
우리가 월요일에 가서 그런가
직장인들이 많았다.
가벼운 마음으로
힙지로 힙지로~ 하고 다녀왔지만
막상 다녀오니 마음이 가볍진 않았다.
을지로의 많은 가게들이
'을지맥옥' 같을 것이다.
(힙함만을 추구하는 속 빈 강정이라는 뜻)
예술가들이 을지로를 바꿔보겠다고,
들어와 을지로의 분위기가 많이 변화했지만
결국 결말은
을지로의 젠트리피케이션.
임대료는 점점 비싸지고,
기존의 상인들은(인쇄소 등)
찾아오는 사람들이 싫다고 한다.
예술가들의 잘못은 아니다.
살려보려고 한 일인데.
결국은 또 돈 있는 사람들만
또또또또 돈을 늘려간다.
젊은 예술가들의 입장에서 봐도 속상하고,
기존 상인들의 입장에서 봐도 속상하다.
내가 뭘 알겠냐만은..
모르는 내가 봐도 속상하다.
유명하다, 힙하다, 좋다. 라고 소문난 곳들은
결국 강남 가로수길과 같아진다.
비싸기만 하고 속은 없다.
그래서 유명한 곳들을 찾아가는 것을
어느 순간부터 꺼리게 됐다.
다들 가는 곳을 나는 가지 않겠다-라는
단순한 대가없는 방황이기도 하지만,
이런 저런 속사정들이 신경쓰이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해결할 것도 아닌데.
해결하고 싶어도 못하니까
신경만 쓰이니까.
제작년에 북촌 한옥마을에 가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었다.
예쁘다고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 사이로 보이는
거주민들의 빨간 현수막이 모순적이었다.
어쩔 수 없이(?) 연남동을 자주 가게 되는데,
연남동의 분위기를 좋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쓸쓸한 기분이 든다.
초등학생이었던 내가 걸어다녔던
연남동 주택거리는 그렇지 않았으니까.
가로수길에서 샤로수길, 경리단길에서 황리단길, 망리단길.
연트럴파크와 힙지로.
그 이외의 수많은 핫플레이스.
이름도 참 잘 만들어 낸다.
이제 그만 좀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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