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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_film

[영화] <쉘부르의 우산> , 송쓰루가 뭐야???

by 트롤리나르샤 2020. 3. 1.

본 게시물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쉘부르의 우산>을 봤다.

 

포스터 너무 예쁜거 아닌가.

Les Parapluies De Cherbourg

쉘부르의 우산 

(The Umbrellas Of Cherbourg, 1964)

 

몰랐는데 작년 2019년에 재개봉을 했었다.

윤누리와 강희주가 보러 갔다는데.

보고 나오면서 '누벨바그 영화란 무엇인가'하고 나왔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뭔말인지 너무 이해 잘감

 

 

2019년 재개봉 당시의 포스터.

아니 너무 예쁜 거 아니야?ㅜㅜㅜ

갖고 싶다..

나온지 아주 오래된 영화답게 

포스터가 아주 많다.

 

옛날 포스터는 이렇다.

 

 

이 포스터 너무 좋다.

 

근데 포스터가 한결같이 뭐 이리 예쁘냐고ㅜㅜㅜ

좋다....너무 예쁘다...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0323

 

쉘부르의 우산

가장 아름답고 순수했던 시절첫사랑의 마법과 다시 만나는 순간프랑스 노르망디 해협의 작은 항구도시 쉘부르,어머니의 우산가게 일을 돕는 ‘쥬느비에브’와 자동차 수리공 ‘기’는 사랑에 빠진다.팍팍한 현실과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어린 연인들.하지만 갑작스러운 ‘기’의 군 입대로 둘은 원치 않은 이별을 하게 되는데…

movie.daum.net

라라랜드 감독이 영감을 받은 영화라고 해서,

호기심에 이 영화를 봤다.

사실대로 말하면 라라랜드도 그렇게,

내 취향이지는 않다.

 

나는 서사가 단단한 영화들을 좋아하는데,

라라랜드는 서사보다는

더 좋고 훌륭한 것들이 많으니까.

미술, 연출, 노래, 기타 등등.

 

그래도 라라랜드가 전보다는 좋아졌다.

처음에 영화관에서 엄마랑

<라라랜드>를 봤을 때는,

"와, 황홀하긴 한데. 그래서 뭐 어쩌라고." 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때 너무

영화는 '사회적 의미를 필수로 담고 있어야 한다'

주의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좀 덜하기에,

라라랜드가 전보다 더 좋아졌다.

 

그럼에도,

아주 잘 만든 영화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라라랜드>는 백프로 내타입은 아니다.

 

그런 내가 <쉘부르의 우산>을 봤다.

 

처음부터 너무 내 스타일이 아닐 거라고,

장담을 하고 봐서 그런가.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뭐지..

 

우선 오프닝 시퀀스가 너무 좋았다.

 

부감샷으로, 비가 수직으로 떨어지는 게 보이고

우산을 든 사람들이 그밑으로 지나간다.

처음에 자막이 엄청 길게,

여러개 나온다.

 

엔딩크레딧에 들어갈 자막들이

처음에 모두 나오는 것 같다.

그래서 엔딩크레딧이 없다.

 

 

난 이 영화가 송 쓰루(song through)인지도 모르고 봤다.

처음 주인공이 대사를 뱉는데,

갑분 노래시작이어서 조금 당황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를 하다니..

내가 이런 영화를 보다니..

 

 처음에는 너무 별로였는데,

적응되니까 괜찮았다.

끝으로 갈수록 이사람들이

노래를 하는건지 말을 하는건지 헷갈리기 시작함.

 

영화의 색감이 너무 좋다.

통통 튀고, 진짜 아날로그 감성 그대로.

너무 예쁘다. 

 

감독 자크 데미가 1960년대에 제작한 

35mm 영상을,

그의 아들이 2013년에 2k 디지털 영상으로 변환해

색보정을 총괄했다고 한다.

 

색보정 미쳤다.

진짜 미쳤다.

 

 

그리고 이건 웃겼던 장면.

쥬느비에브(여주)는 기(남주)의 아이를 가졌다.

기는 2년동안 군대를 가 있는 상황.

자신이 임신했다고 말하자,

쥬느비에브의 엄마는 이렇게 반응한다.

 

 

 

 

 

근데 여기서 쥬느비에브 반응이 너무 웃기다.

 

 

팩트폭격 제대롴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엄마가

자꾸 카사르에게 뭐라고 말하냐고 하는데.

카사르는 이 집안이 어려울 때

보석을 대신 팔아준 보석상이다.

부자임

에머리 부인은 쥬느비에브와 카사르를

결혼시키려 한다.

사람도 좋고, 돈도 많으니까.

 

 

결국  쥬느비에브는 기와 결혼 안 하고 카사르랑 결혼함.

기는 군대 갔다왔더니

쥬느비에브 결혼하고 동네 떠난 상황.

 

 

사람들의 많은 관람후기에,

"아름다운 영화지만 내용은 현실적이다."

라는 말이 많았다.

 

현실적이다.

마지막 장면은 마음이 아팠다.

근데 둘다 행복해보여서 뭐..

사랑이 원래 그런거지 모~!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쥬느비에브와 기의 대면.

 

 

결말 부분과 전체적인 색감을 보니

왜 라라랜드 감독이 여기서

영감을 받았는지 알겠다.

 

영화에 나오는 옷이 전부 디올제품이란다.

어쩐지 예쁘더라

 

동화적인 장면과 동화같지 않은 이야기.

 

왓챠에도 없고 넷플릭스에도 없어서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다운 받아서 봤다.

 

 

나는 내 예상과는 아주 다르게

<쉘부르의 우산>이 좋았다.

나중에 스크린에 크게 띄워놓고 보고 싶다.

 

 

하지만 영화 선택에 있어서

'서사'가 중요한 분들에게는

그닥 끌리지 않는 영화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상미를 추구한다면 추천

 

스토리를 추구한다면 비추천

 

뮤지컬을 싫어한다면 당연히 비추천

 

 

 

+) 개인적으로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

 

나는 마지막 장면에서

쥬느비에브의 딸을 보겠냐는 질문에,

기가 당연히 '그렇다'라고 답할 줄 알았다.

생물학적으로 자기 친딸일테니까.

이름도 그들이 딸을 낳는다면 

하기로 했던 '프랑수아즈' 였다.

 

그래서 당연히 한 번 정도는 보겠다고

할 줄 알았다.

하지만 기는 그렇게 길게 망설이지도 않고,

'됐다'고 답한다.

 

나는 이 부분에서

기가 참 배려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쥬느비에브 가정의 프랑수아즈를

존중해주는 듯했다.

 

피만 섞였다고 자기 딸,아들이라고

주장하는 여느 사람들과는 다르게.

기에게 프랑수아즈는

쥬느비에브와 카사르의 딸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친딸조차 보지 않는 매정한 사람'

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 기는

'혈육 관계 이상의 다양한 가족을 존중하는 사람'

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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